■ 책소개
108명의 호걸들이 정의를 위해 살다간 삶의 이야기
<수호지>는 원말명초(元末明初)에 시내암(施耐庵)이 쓰고, 나관중(羅貫中)이 손질한 것으로 4대 기서(奇書) 중의 하나이다. 수령인 송강(宋江)을 중심으로 108명의 유협(遊俠)들이 양산 산록 호숫가에 산채를 만들어 양산박(梁山泊)이라 일컬었으며, 조정의 부패를 통탄하고 관료의 비행에 반항하며 사회악을 처단하고 정의를 위해 살다간 호걸들의 이야기이다. 또한 <수호지>는 탁월한 인물 묘사와 정의파 호걸들의 활약은 물론, 민중들의 삶을 다각도로 조망하여 중국 문학의 백미로 손꼽힌다.
■ 출판사 서평
중국 북송 말기 화남 지방에서 일어난 ‘송강의 난’을 기초로 쓰여진 이 소설은 권모술수와 약육강식의 논리가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우리 시대와 매우 흡사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이러한 시대의 모순들 속에 희망만은 버리고 싶지 않은 민초들의 삶. 그리고 선악의 시비를 떠나 그 시대를 가슴에 품고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108명의 호걸들이 정의를 위해 살다간 삶의 이야기로 이 시대에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일 것이다.
■ 책속 한문장
‘이 쥐새끼 같은 놈, 어디서 술은 잔뜩 취해 가지고 꼴좋구나, 이놈아! 내가 네놈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 주마.’
장문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무송을 향해 덥석 달려들었다. 그 순간, 무송은 그의 얼굴을 노리는 척하면서 두세 번 헛주먹질을 했다. 술에 취한 척하며 헛주먹을 날리고는 잘 맞지 않자 마치 달아나려는 듯 몸을 휙 돌렸다. 그러자 장문신은 그가 그대로 달아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듯 크게 주먹을 휘두르며 뒤쫓았다.
장문신이 마구잡이로 덤벼들자 무송은 그대로 한 바퀴 빙 돌면서 발을 날려 장문신의 배를 힘껏 차 올렸다. 그 발길질에 장문신은 그대로 배를 움켜쥔 채 ‘쿵!’ 소리와 함께 나가떨어졌다.
시내암(施耐庵)
원말 명초 때 사람. 생애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강소(江蘇) 흥화(興化) 사람이라고도 한다. 이름은 자안(子安)이고, 자는 언단(彦端) 또는 조단(肇端)이며, 내암은 호다. 나관중(羅貫中)과 함께 『수호지(水湖志)』의 작가로 알려져 있고, 『삼수평요전(三遂平妖傳)』과 『지여(志餘)』 등을 지었다고 한다.
일찍이 원나라 말의 난리 중에 절강(浙江)으로 옮겼고, 난이 평정된 뒤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장사성(張士誠)의 초빙을 거절하고 『강호호객전(江湖豪客傳)』을 지었는데, 이것이 유명한 『수호지』다. 일설에는 소주(蘇州) 사람으로, 35살 때인 원나라 문종(文宗) 지순(至順) 2년(1331) 진사(進士)가 되어 2년 동안 전당(錢塘)에서 관직에 있었지만 상관과 사이가 좋지 않아 관직을 버리고 소주(蘇州)에 칩거하여 문학창작에 전념했다고 전해지지만, 자세한 경력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